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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부른 위험천만 교량위 음주단속 시정을 요한다!

by 호슐랭 2009. 5. 19.

혹시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

술에 살짝 취했습니다. 술기운인지 갑자기 어디론지 떠나고 싶고,

또는 누군가가 절실하게 보고 싶어서 차를 몰고 거리로 나온 경험......


공동체 사회의 절대해악인 음주운전을 비호하거나 추천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리고 음주운전을 어느 정도라도 예방해내고 있는 경찰의 음주단속도 비난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마도 오늘의 경찰이 시민에 지지받는 몇 안 되는 단속활동일 것 같습니다만...

저는 얼마 전 청천벽력같은 전화를 받았습니다. 친구가 죽었다는 전갈이었습니다. 고등학교때 잠깐 알고 지낸 것 외에는 잘 모르고 주변친구를 통해 간간히 소식을 전해 듣던 친구입니다. 그러나 신체건강하던 친구가 한 순간의 실수로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사연이 기구합니다.


전화를 준 친구의 말을 빌어 사연을 전하자면,

동료들과 술을 한 잔 하고서는 어떤 사람이 간절하게 보고 싶었나 봅니다.
친구는 마침 근거리에 사는 그 사람을 보러가기 위해 차를 몰고 갑니다.
사정이야 어쨌든 음주운전은 분명히 벌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아뿔사! 다리를 건너려는데 음주단속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 친구는 엄청 당황했습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
회사에 누가 될 
조그만 단초라도 제공한다면 
당장 밥그릇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압박을 강하게 받았나 봅니다. 

도망가기로 마음을 먹은 친구는 다리 한가운데서 차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앞뒤로 포진한 경찰의 추적은 피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교량을 벗어나지 못하고 이 쪽 저 쪽으로 도망다니다 결국 구석에 몰립니다.

그리고, 다리 아래로 몸을 던지고 맙니다.



이 글을 읽고서는 이 친구의 섣부른 판단을 욕하는 이가 많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망자에 대한 예는 지켜주는 것이 다수 네티즌의 성향이긴 하지만 저의 지난번 글에서 성추행 피해자에게도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는 일부의 사람들로 본인도 충격을 받아 한동안 블로그를 쳐다보기도 싫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도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만, 인터넷 어디에도 이런 부분의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없어 혹 언급이 되면 조금이라도 개선이 있어 이런 죽음을 예방하는데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글을 올립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주는 "왜? 다리 위에서 음주단속을 하는가?"입니다.




도심이나 대로에서 단속할 때 피의자들이 골목골목으로 쏙 피해버리기도 하고, 차를 버리고 멀리멀리 도망치는 경우들로 경찰이 상당한 골탕을 먹어 왔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한 경찰의 눈에는 앞뒤 포위만 하면 사방이 막혀 피의자가 옴짝달싹할 수 없는 다리의 존재는 행정력의 낭비도 줄일 수 있고, 설혹 도망친다 해도 부처님 손바닥 안인 그야말로 음주단속, 불심검문의 최적의 장소로 보여질 것입니다.




그러나 위의 사례에서도 보셨듯 쥐도 구석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고 맙니다. 구석에 몰아버리는 식의 다리 위 음주단속은 많은 이들이 음주 후 정상적 판단을 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수도 없이 이런 돌발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런 일이 없지 않았느냐 하실 수도 있지만, 이 친구의 기사도 단순 자살로 나왔습니다. 그런 정황을 보면 음주단속을 피해 도망치다 다리에서 뛰어 내려 위독하거나 사망한 경우 이것이 기사화 될 수 있었을까요?

이리저리 다 언급하자면 말글이 복잡해 질 것 같습니다.

마무리를 짓자면, 한밤중 다리 위에서의 음주 단속은 경찰에게 있어 아주 효율적인 단속장소가 되겠지만, 모두 똑같지 않은 다수 대중의 삶과 성향을 감안할 때 소수의 어떤이들에겐 쉽게 목숨을 내던질 수 있는 최적의 장소, 기회, 상황이 되지 않겠느냐인 것입니다.

그 소수를 위해 경찰행정력을 낭비할 필요가 있느냐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연쇄살인범도 세금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보호하는 오늘입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경찰들이 이번 사례를 교훈 삼아 이 같이 위험천만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똑똑한 대책을 만들어 주시기를 기도해 봅니다.

그리고 비명에 간 친구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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