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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돈 팬클럽의 일간지광고, 성숙한 팬문화의 향기

by 호슐랭 2009. 3. 5.
"형돈아! 밥은 먹고 다니냐?" 라는 팬들의 광고문구에 "밥은 잘 먹고 다닙니다"라고 남긴 정형돈의 답문이 이 시대의 팬문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팬들의 스타사랑이 하루이틀된 일은 아닙니다. 예전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 손으로 쓴 팬레터에서부터, 스타 얼굴을 그린 십자수, 집에서 만든 쌀, 반찬 등 각양각색의 정성어린 선물들이 스타에게 전해지고는 했었습니다. 




그렇게 소박한? 선물들이 오가다 90년대 중반 아이돌이 등장하면서 팬클럽이 대규모로 조직화되고, 같은 시기 큰 경제성장으로 10대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팬들의 조금 과해 보이는 생일선물이 논란을 낳았던 적이 종종 있었지요. 기억하기로는 1,000만원이 넘는 오토바이, 고가의 명품의류, 가방, 악세서리, 명품 전자제품 등등등 이제 집을 사줘야 그 위로 올라설 것 같은 규모의 선물이었던것 같아요. 

그런데 그 이면에는 스타를 보기 위해 학교도 가지 않고 온종일 방송국과 기획사 주변을 서성이는 학생들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팬클럽은 아주 부정적인 사회의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타는 좋아하지만 팬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꼭 누가 보기에는 오타쿠같이 보일까 부담스럽기도 했던 것이 오늘날 일반의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던 중 최근 나온 몇몇 기사들을 접해 보니 팬클럽 문화 자체가 긍정적으로 성숙하고 있는 것같아 여러분께 소개드리려 합니다.

지난번 우결에서 서인영이 크라운제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던 한겨레신문 광고 영향을 받은 탓인지, 스타의 팬클럽이 생일축하광고를 일간지에 게재하는 일이 매우 빈번해진듯 보이는데요.


영화 '과속스캔들'로 벼락스타가 된 '박보영', 상반기 최고의 히트가요 'gee'로 후덜덜한 인기를 누리는 소녀시대의 '수영', 그리고 같은 소녀시대의 리더 '태연'양과 우결에서 알콩달콩한 신혼을 즐기고 있는 무한도전의 '정형돈'

그들의 팬클럽이 주인공입니다. 우선 센스있는 그들의 축하광고를 한번 보실까요?



박보영,수영 팬클럽의 광고가 스타의 생일축하와 팬들의 마음을 담은 반면, 요 며칠 인터넷을 달구었던 정형돈 생일 광고를 보면, 개그맨 팬클럽인 만큼 기발한 사진과 위트있는 패러디로 지면을 장식했네요. 정형돈 어머님에 대한 감사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생일 축하한다. 형돈아!!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재미있는 타이틀이 눈을 잡는데, 가장 아래에 '형돈이 마음놓고 방송할 수 있는 날까지 정사모는 기다립니다'라는 표현이 조금 알쏭달쏭합니다.

제가 해석하기는 사오리와의 우결방송때 급증했던 정형돈의 안티팬, 그들의 성화를 이겨내고 마음 편히 방송하라는 뜻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팬카페에 가봤더니 그런 뜻이 아니라 요즘 너무도 혼란스러운 방송과 관련한 정치적 상황들이 하루빨리 정의롭게 해결되기를 바라는 팬들의 염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네요. 


이런 것을 두고 '1타 3피'라고 하나요. 하나의 액션으로 스타의 생일도 축하하고, 어머님께 감사도 드리고, 시사적 메시지도 담고 훌륭합니다. 거기다 광고 게재를 위해 모금한 돈중 남은 것은 정형돈이 사는 주변의 복지시설에 기부한다고 합니다.  

저러한 팬클럽의 활동이 부정적으로만 보아 왔던 다수 대중의 인식도 조금은 긍정적으로 바꿔놓았다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팬들 입장에서는 위와 같은 효과도 효과지만, 어디까지나 출발은 생일선물이었기에 스타가 그 선물을 꼭 봤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을텐데요. 위 광고문구처럼 정형돈이 팬에게 글을 남기는 공간인 다락방에 새 글이 작성되었음을 알리는 불이 실제로 켜졌습니다.

'비비디 바비디 부!'


※ 3월 4일 팬카페에 정형돈이 직접 남긴 글 캡처 화면    


훈훈하지요? 선물보다 멋진 광고와 기부를 택한 이쁜 팬들과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스타.

(그런데 정형돈....자기 팬클럽에서도 역시 웃기지는 못하네요....^^)

아주 비싼 선물을 했을 때에는 고맙다고 표현하는 스타도 부담스럽고, 그것이 알려졌을 때 사회의 비난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건 뭐 너무 훈훈하게 덕담들이 오가잖아요. 팬들의 입장에서도 대중에게 자신의 스타를 더 빛나게 만들기도 하고 말이지요. 또 사회에 도움도 주고...

이와 관련한 검색을 해보면서 많은 분들의 의견들을 볼 수가 있었는데요. 특히 팬클럽에서 우리도 이런거 하자 이런 식의 글이 많더군요. 뭐 누가 먼저 해서 못하겠니 그러지들 마시고, 한번 씩들 해보세요. 더 기발한 아이디어와 재치있는 문구들로 자신의 스타를 일반 대중에게 더 빛나게 하고, 그래서 팬들도 더 멋지게 보이게끔...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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