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디카 가지고 왔냐 그냥 묻지요. 요즘처럼 DSLR이며 하이엔드며 폰카며 이렇게 널리 보급되기 전 초기 디카시장의 첨병은 똑딱이라 불리는 컴팩트 카메라였습니다. 정말 운명의 장난처럼 시장이 확장되어야 할 때 싸이월드라는 대형 사진소비처의 붐이 일어났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가 덩달아 샴페인을 터뜨렸었지요.
이 때 선봉에 섰던 업체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캐논과 니콘이었습니다. 둘이서 야금야금 온 시장을 다....기존 필름카메라의 명성을 이어온 그들은 국내시장에서 딱히 마케팅 할 것도 없었습니다. 물건만 만들어 내 놓으면 싹쓸이를 해 갔지요.
그러던 어느 날 그들 앞에 아주 강력한 엽기적인 그녀가 등장합니다.
2003년 당시 CF에서 전지현의 파워는 엄청났었습니다. 지금은 국내 1등인 네이버도 2등에서 1등으로 넘어가는 시절 카페와 블로그 런칭에서 전지현 효과를 톡톡히 봤었지요. 물론 지금도 대단합니다만....
이 때 올림푸스는 전지현 효과와 저가격의 접근성으로 홈쇼핑등 유통망을 쥐고 흔들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그리 오래 가진 못했지요. 개인 의견으로는 제품이 좀 조악했던 것 같아요.
이런 저런 돌풍으로 단기간에 쫙 퍼져 나간 컴팩트카메라는 더 이상의 수요가 없어 앞으로 수년간 교체주기만을 바라보는 상황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자 2002, 2003년 큰 바람이 불었으니 교체 타이밍은 2005, 2006년 시장입니다.
그런데 2006년 외산업체 입장에서는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사건이 하나 터집니다.
중년층과 삼성가족(?)에게 의지해 왔던 삼성 케녹스가 아주 쌈빡한 디자인과 품질의 삼성 블루(VLUU)를 출시, 캐논과 니콘의 뒷통수를 아주 멋지게 후려 칩니다. 블루가 어필한 프리미엄 컨셉은 더 좋은 사진기를 가지고 싶은데 DSLR은 좀 부담스러운 하이엔드 니즈의 소비자층에게 강하게 어필했고, 제대로 바람이 일자 그 아래의 보급형 라인을 대폭 늘려 2008년까지 삼성케녹스가 컴팩트카메라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것입니다.
고수익의 DSLR시장을 독점하고 있다시피한 유아쌍존의 캐논, 니콘은 이대로 간다면 미래를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똑딱이 시장은 초급유저들의 카메라 브랜드 진입 상품으로 포지션이 잡혀서 이대로 계속 삼성에 1등 자리를 내어줄 경우 적어도 한국에서는 미래를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산에 오르는 길만 있는 것이 아니듯 디카 시장도 DSLR로 옮겨가기만 하지 않았습니다. DSLR로 선뜻 옮긴 사용자들은 이전에 사용했던 똑딱이의 휴대성, 접근성을 그리워 하게 되고 서브 카메라로 똑딱이를 재구매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더욱 똑딱이 시장이 커지고 중요해진 것입니다.
이것을 그냥 두고 있으면 안되지요.
캐논이 공격적으로 반격에 나섭니다.
게재 시기 : 2008년 4월
광고 반응은 어느 정도 좋았으나 실적이 욕심만큼 따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캐논은 그 해 10월 대행사를 교체하고 새 광고를 온에어 시킵니다.
대행사 : 메이트
게재 시기 : 2008년 10월
광고의 임팩트가 확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이후 연말 전자신문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집계로 캐논이 국내 컴팩트 카메라 시장에서 100% 가까운 성장을 하며 삼성을 맹추격하는 2위 자리로 올라섰다고 합니다.
어차피 저의 블로그니까 저의 생각대로라면 위 광고가 집행된 하반기 매출이 상당히 올라갔을 것 같은데 아닐까요?
어찌 되었든 이 광고는 상당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올 4월 이전과 다름 없이 같은 컨셉의 시리즈로 3편의 광고가 온에어된 것을 보면 어느 정도 광고 득을 본 듯 하네요. 그렇지요?
대행사 : 메이트
게재 시기 : 2009년 4월
(두번째 광고를 보면 쥐새끼 한마리가 나오네요. 쥐새끼..............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올해 캐논 익서스가 똑딱이 시장 1위로 부상할 지, 아니면 삼성이 수성할 지 둘의 점유율 차가 몇 퍼센트 되지 않는 상황이라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캐논이 1위로 올라서서 삼성이 긴장하고 그래서 더 좋은 품질과 가격의 제품을 시장에 내어 놓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애국심 프리미엄이 좀 높은 것 같아요. 삼성제품은.... (혹시 추석 직원 선물로 블루를 뿌려서 대롱대롱 1위에 매달려 있으려 하지는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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